맘's 리뷰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다시,봄 2010. 4. 10. 10:55
반응형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이라...
내 나이 서른 셋. 꺾어지고도 살짝 더 기울어진 환갑?ㅋ 
여튼 지금 생각하기엔 너무 무거운 주제인 것 같아 읽을까 말까 잠시 망설였던 책!

하지만 늘 좋은 것만 생각하고 보고싶은 것만 보기엔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치만은 않은데다
또 사람 죽고 사는 일이 순서를 정해놓은 것이 아닌지라
오히려 좀 더 젊을 때, 좀 더 건강할 때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것도 같아 서평신청을 했습니다.


『성공하는 7가지 습관』을 쓴 스티븐코비가 강력하게 추천한 책이라네요.
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스티븐코비'라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이
추천까지 해줬다니 일단 살짝 믿음이 가네요.ㅎㅎ
게다가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니... 아... 전 이런 이력들에 약하다니까요..ㅋ
뭐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지만요...^^;;
어쨌거나 여기서 플러스 10점 주고 들어갑니다..ㅋㅋ

그나저나...'내가 당장 오늘 죽는다면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표지의 물음엔 뭐라 답해야할까?
그 생각을 하니 갑자기 무한 슬픔이 밀려옵니다.
이제 겨우 다섯 살 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울 아들 수민이...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하고 떠나는 게 가장 슬플 것 같아요.
 (아웅... 주책... 눈물 나서 그만 생각할래요--;;)

책을 펼치며...

                                                             



책을 고를 땐, 지은이를 꼭 체크하게 돼요. 특히 이런 비소설 분야에선 더더욱...
어떤 사람이 책을 썼느냐에 따라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삶의 경험에서 묻어난 진솔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의 저자는 '아이라 바이오크'라는 이름을 가진 세계적인 호스피스 전문가라네요.
30년 동안 수천 명이 죽는 걸 지켜보았다니... 존경스럽단 말이 절로 나와요.
책 구성은 아래와 같이 되어 있어요.

                                         PART1. 때를 놓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마지막 말
                                         PART2. 관계의 문제를 푸는 열쇠 용서
                                         PART3. 관계를 단단히 이어주는 고리 감사
                                         PART4. 가장 강력하고 소중한 말 사랑
                                         PART5. 관계 완성을 위한 마지막 절차 작별인사


목차를 보니 책의 주제가 대강 짐작이 되시지요?
우리는 누구나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데, 막상 죽음을 앞둔 상황에선
이 소중한 관계들을 아름답게 마무리하지 못하고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자는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단 몇 마디의 말을 추천합니다.
PART2~5의 세 가지를 쉽게 풀어보세요.
바로 이거죠!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이런 주제를 토대로 각 장에서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답니다.

한 때 이 세마디가 유행처럼 퍼지던 때가 있었는데, 기억하시나요?
요즘 MBC <생방송 오늘아침>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미,사,고'를 주제로
우리 사회의 훈훈한 이야기나 가슴아픈 이야기를 전하고 있기도 하구요.
(좀 뜬금없나요?ㅋ 사실 울 신랑이 제작하는데, 이 코너 아이템 찾느라 만날 날밤새요...-.-)
뭐...여튼 간단하면서도 참 좋은 말인 것 같아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사실 이 세마디면, 세상 살아가는 게 어렵지 않을텐데 우리는 이 쉬운 세마디를
입밖으로 꺼내기를 무지 어려워하면서 사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렇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 아빠께 사랑한다는 말을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이 불효 자식...ㅠㅠ
울 수민이는 하루에도 수없이 제 목을 껴안고 '엄마 사랑해'를 속삭이는데 말이죠.
5살 꼬맹이보다도 못한 33살 못난 엄마네요. (반성 또 반성 -.-)

책을 읽으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이런 말이 있죠.
어떤 일을 계획할 때 주로 쓰는 말인데...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있어서는 모든 일, 심지어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그럴 것 같아요.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에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에도, 고맙다는 말을 하기에도 이미 늦은 것 같지만
실은 지금이 가장 빠른 때라는 걸 인식해야지요.
'때가 너무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해야 할 말은 해야 한다.' 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내가 관계를 맺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못다한 말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해야
마음의 빚을 갚고, 오래 묵은 상처가 있다면 그 또한 치유할 수 있겠지요.

이는 죽음을 앞둔 사람을 곁에 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어릴 적 내게 몹쓸 짓을 했다거나
자식인 나를 모른 척 멀리했다거나 해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삶을 살아온 자식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은 죽음을 앞둔 아버지 앞에서조차  '절대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다.' 고 소리치지만
사실 그 아버지가 죽고 난 뒤 정작 고통을 받을 사람은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한 자신이 되겠지요.
저자는 '용서하기를 거부하는 행위는 이제껏 자신이 받은 수없이 많은 상처에 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라고 말합니다.

TV보면 간혹 이런 장면 나오지요.
 무뚝뚝한 남편에게 아내가 '자기야~ 나 사랑해?' 하면
'이 사람이 미쳤나...'하는 남편ㅋ
많은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표현을 꼭 말로 해야만 아느냐고 말하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거나 혹은 상대의 마음을 의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은 확인하고 싶은 여자의 심리랄까...^^;
사실 저희집 같은 경우는 저랑 남편이랑 바뀌어서
남편이 저에게 사랑을 확인하는 입장이지만요..ㅋ

여튼 사랑한다는 말은 그 어떤 말보다 소중하고 예쁜 말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어떤 말보다 쉽게 꺼내기 어려운 말인 것 같아요.
책에서도 이렇게 말하네요.
'사랑은 인간이 느끼는 정서 중에서 가장 강렬하다....(중략)....사랑한다는 말이 중요한 만큼,
아니 어쩌면 가장 중요한 말이기 때문에 분명하게 말하기가 더더욱 어렵다.'
사실 저는 크면서 엄마나 아빠가 직접적으로 저에게 사랑한다 말해준 걸 들은 기억이 없어요.
'내 기억 속엔 없는 어린 시절에만 말씀을 해주셨을까?
것도 아니면 그런 표현 자체를 안하고 마음 속으로만 하셨을까?'하는 생각만 해봤네요.
저도 지금은 5살 울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발하지만
아이가 크면 이 말을 지금처럼 똑같이 해줄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거든요.
(어느순간 "엄마 징그럽게 왜이래~" 하는 건 아닐까? 아웅 슬퍼...)

사랑한다는 말을 직접 얼굴 맞대고 하기 겸연쩍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저 역시도 그렇거든요.
저자도 이 사실을 간파하고 있는 듯 해요.
얼굴을 보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물론 좋겠지만,
그걸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겐 메시지를 테잎에 녹음해 전하는 방법을 권하네요.
편지를 통해 전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 속으로 '옳소! 옳소!'를 외쳤답니다.^^;;

용서. 감사. 사랑

결국 이 세 가지가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이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면서도, 아무나 실천하지 못하는 것!
나를 둘러싼 관계가 굳건해지고 사랑이 더욱 깊어지기를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이 세마디를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책을 덮으며...
 

전체적으로 저자가 만난 시한부환자들의 에피소드로 엮여있는 책.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남자 형제만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언제나 무뚝뚝하기만 했던 엄마에게 돌아가시기 전 저자의 권유로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자식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에피소드를 읽자마자 '이게 뭔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잠시나마 이 책을 읽지 말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호스피스의 권유 한마디로 그간에 쌓였던 감정들을 내려놓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는 것이
왠지 부자연스럽고, 지어낸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뒤로 갈수록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 닿았고,
이 모든 게 사람이 진심으로 행할 수 있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또 대부분 성인 환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의 내용 중에
백혈병에 걸린 어린 아이의 이야기가 나올 때는 두어장 읽다가
마음이 아파 차마 읽을 수가 없어서 그냥 넘겨버리기도 했습니다.
다섯 살 아이를 둔 엄마가 읽기엔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였거든요.

이 한권의 책 속에 많은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지만
주제 전달만큼은 정확한 책입니다.
죽기 직전보다...
사는 내내... 늘...
내 마음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져야 할 것 같아요.^^

아쉬운 점...


오타가 꽤 있네요..-.- 
제가 글쟁이라... 오타 눈에 띄는 건 제 직업병이에요.
5군데 찾았습니다.
p.144 p.170 p.198 p.213 p.218



반응형